슈톡의 비상일기

서울시 관악구 대학동에 사는 김철상씨(52)는 이달 중학교에 갓 입학한 외아들 민섭(14)군에게 자랑스러운 아빠다. 그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열린 모든 행사에 참석했고, 집에서는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직접 가르쳤다. 그는 아이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아이 교육의 시작이라 말한다. 

아이의 의사 존중해주는 아빠 

김철상씨가 결혼 후 6년 만에 얻은 아들 민섭군은 아빠와 유독 사이가 좋다. 아들은 아빠에게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또 아빠는 이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함께 의논한다. 이처럼 김철상씨 부자의 사이가 돈독한 것은 그가 결혼 전부터 밑그림을 그려온 자녀 교육에 대한 철학에서 시작됐다. 

"결혼 전에 미국에서 파견 근무를 한 적이 있는데 부모가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고 자율성을 보장해주며 철저하게 아이 위주로 놀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그는 "우리 세대는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며 살지 못했다"라고 말한다.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면 자유롭게 키우리라 결심하게 된 것. 이러한 그의 결심은 민섭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학원에 다니라고 강요하지 않는 것으로 이어졌다. 

"아들에게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리라고 이야기를 한 적은 없습니다. 그저 3학년을 마칠 때까지는 자유롭게 놀면서 지내게 해주었어요. 그에 반해 아내의 걱정은 점점 커져갔지만 저는 제 아들이 인생에서 공부보다 더 중요한 인간관계를 잘 맺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와 합의점을 찾아 4학년이 되던 해부터 민섭이의 공부를 위해 신경 쓰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 시작한 일은 책상에 앉아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집중하는 시간. 

일정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있는 약속인데, 공부를 해도 좋고 만화책을 보아도 좋다는 규칙이 있다. 단 1시간이면 1시간, 2시간이면 2시간 약속한 시간은 채우고 책상에서 내려와야 한다. 이때 김철상씨와 아내도 아들이 책상에 앉아 있는 동안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한다. 

"학교 수업 시간 이외에 학원 한 번 안 가본 민섭이에게 책상과 친하게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와 집사람도 민섭이와 함께 '집중 시간'을 지킨 것은 부모도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아빠는 TV를 보면서 아이에게는 공부를 하라고 말하는 그런 부모는 되기 싫었거든요." 

아빠의 뜻대로 '집중 시간'을 잘 지킨 민섭군은 이제 책상에서 오랜 시간 공부를 하는 일에 익숙하다. 억지가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든 셈이다. 

엄마보다 아빠가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 

아빠 김철상씨는 민섭군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열린 행사는 대부분 참석했다. 신학기 모임부터 공개 수업, 담임선생님 면담 시간, 체육 대회와 아들이 참가하는 수영·체조 대회 등 엄마보다 더 출석률이 좋다고 한다. 

"학교에 가보면 아빠가 온 경우는 거의 없어요. 많으면 저를 포함해 두어 명 정도죠. 하지만 저는 아이의 학교생활과 공부에 신경을 더 써야 하는 사람은 엄마보다는 아빠라고 생각해요. 정 시간이 안 될 때는 휴가를 내고 가기도 했고요. 대부분은 잠시라도 다녀오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가 학교에 가는 걸 민섭이도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특히 부모가 공개 수업을 참관하면 아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수업에 대한 참여도를 볼 수 있어 아이의 마음까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섭군은 "다른 친구들은 아빠가 학교에 오시는 일이 거의 없어요. 저는 아빠가 학교에 자주 오셔서 정말 좋아요"라고 말한다. 

그는 아들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아빠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강요하거나 아이의 취향을 무시하면 아빠에게 서운한 마음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이 쌓이면 대화의 단절을 불러올 수도 있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이의 힘든 점을 알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려고 노력합니다. 취미도 공유하려고 하고요. 볼링장에도 가고, 두 달에 한 번은 여행도 다닙니다." 

이어 그는 본격적으로 민섭군의 공부 방법에 도움을 준 이야기를 시작한다. '집중 시간' 후에는 원하는 목표를 설정해 계획표를 스스로 만들게 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가 갖고 싶어한다면, 정해진 기간 동안 학습해야 할 과목별 세부 진도표를 만드는 것이다. 처음 세운 계획대로 공부를 마치면 약속한 대로 자전거를 사준다. 이는 아이의 학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민섭이는 매번 갖고 싶은 것을 위해서라도 더 계획표를 잘 지켰어요.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도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는 민섭군과 이야기를 하던 중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수학 과외를 시작했다. 과외 선생님도 그와 아이가 만나보고 결정했다고 한다. 또 아이가 공부하는 교재도 서점에서 직접 보고 아이에게 맞는 것을 고른다. 이러한 아빠의 노력을 아들이 모를 리가 없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아들과 사설도 함께 읽고, 영어 받아쓰기는 엄마도 함께 시험을 보곤 해요. 물론 엄마는 일부러 몇 개를 틀리기도 하죠(웃음).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민섭 아빠가 추천하는 아이의 학교 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BEST 5 
 
(1) 집중 시간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익숙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정한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한다. 이때 아빠도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차츰 시간을 늘려가면 아이의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 

(2) 사설 읽기 
아빠와 아이가 함께 신문의 사설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평소에는 파악하기 힘든 아이의 생각을 알 수 있고 또 아이에게 교과서가 아닌 매체에서 습득하는 지식도 가르쳐줄 수 있다. 단 어려운 내용이 많으므로 1, 2주일에 한 번 정도 진행하는 것이 좋으며, 함께 읽은 사설은 스크랩해 둔다. 시간이 날 때 다시 꺼내보고 이야기를 해도 좋다. 

(3) 아이가 좋아하는 취미 함께하기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TV 프로그램이나 운동 등을 꾸준히 함께하는 것이 좋다. 공부만 하라는 이야기보다 아빠와 놀 수 있는 시간이 아이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때 철저히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 위주로 노는 것이 좋다. 

(4) 동기 부여를 위한 계획표 짜기 
아이가 갖고 싶어 하는 물건을 상품으로 내걸고 공부 계획표를 함께 짠다. 예를 들어 여름 방학 동안 아이가 스스로 계획한 분량의 공부를 마치면 갖고 싶어 하는 상품을 선물해준다. 어린 시절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데 상품만 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없다. 단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 

(5) 아침마다 아이와 이야기하기 
아이는 상대적으로 아빠와 지내는 시간이 짧다. 따라서 엄마의 말보다 더 강한 영향을 받는다. 아빠는 아침마다 아이와 짧은 시간이라도 그날 학교에서 해야 할 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아이의 어려움과 생각을 알 수 있고, 이를 도와줄 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근 준비로 아이와 직접 이야기를 못할 때는 출근하는 동안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방법도 좋다. 
댓글 로드 중…

트랙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URL을 배껴둬서 트랙백을 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