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톡의 비상일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놀아주는 일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해주는 아빠는 드물다.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하면서 가족의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는 은지(6), 은수(3)의 아빠 양태준씨(42)를 만났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채소도 잘 먹는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한 은지, 은수네 집. 아이들의 키가 닿을 수 있을 만한 책장과 농구골대, 미끄럼틀, 아이들 전용 소파까지 집 안 곳곳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한눈에 봐도 엄마, 아빠가 얼마나 아이들 중심으로 살아가는지 느껴질 정도. 이들 가족은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피자를 만들고 있었다. 아빠 양태준씨가 아이들과 함께 만들고 있는 피자는 만두피를 이용해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다. 
아빠와 아이들은 모두 전용 앞치마를 두르고 양팔을 걷어 올린 뒤 자신들이 먹을 만두피 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은지, 은수야~ 아빠가 하는 것처럼 이렇게 해봐." 아이들은 아빠와 재미있는 놀이라도 하는 양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아빠와 똑같은 모양으로 피자를 만들었다. "아빠, 피자에 들어가는 채소는 몇 가지야?" "음 여러 가지야. 양파, 당근, 파프리카, 버섯을 이렇게 작게 썰어줘야 돼. 우리 은지랑 은수가 먹기 편하지?" 

이렇게 해서 아이들은 피자에 어떤 채소들이 들어가는지 알게 됐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 채소들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양태준씨가 이렇게 채소가 들어가는 간식을 아이들에게 해주는 이유는 바로 아이들의 '편식' 때문이다. 

"아이들이 파프리카와 당근을 굉장히 싫어해요. 그냥 생으로는 절대로 먹질 않죠. 하지만 새로운 음식을 만들면 곧잘 먹거든요. 평소에 안 먹는 채소들도 먹고, 아빠와 요리도 하니 일석이조랍니다(웃음)." 

양태준씨가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주기 시작한 건, 큰딸 은지가 이유식을 떼면서부터다. 결혼 후 아내의 생일상을 직접 차려주면서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그는 아이들만을 위한 '특별 요리사'가 됐다. 

어려운 요리는 하지 마라 

보통 아빠들은 퇴근해 집에 오면 소파에 누워 손가락도 움직이기 싫어한다. 그는 어떻게 여자들도 하기 힘든 '요리'를 하게 됐을까. 

"사람들이 흔히 '요리'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쉽고 간단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영양이 풍부한 요리를 해줄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양태준씨의 요리 노하우의 핵심은 바로 '반제품'들이다. 아빠가 요리의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하려고 하면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 시중에 나와 있는 반죽가루, 소스 등을 활용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면서 꽤 그럴싸한 음식이 만들어진다. 

"아빠들이 요리를 시도할 때 실패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니까 간단하고 손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자신감을 키워야 돼요. 컵케이크가 가장 쉬운 예겠네요. 컵케이크 가루만 사서 우유를 넣고, 반죽해서 틀에 넣어 오븐에 구우면 끝이거든요. 컵케이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이니 만들어주면 아빠도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질 거예요(웃음)." 

양태준씨는 "요리는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관심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고 대화할 기회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퇴근하기 때문에 아이들하고 잘 놀아주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아이들과 요리를 같이하면서부터 정서적으로 친근감이 더 생긴 것 같아요."

아내가 보기에도 남편의 요리 솜씨는 90점을 줄 정도로 훌륭하다. 아내 강영옥씨는 "밥은 제가 더 잘할지 몰라도 특식은 남편이 훨씬 잘한다"면서 "결혼할 때 산 오븐은 남편 전용이에요. 저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어요"라며 웃었다. 

아빠 양태준씨가 요리 아이디어를 얻는 곳은 바로 인터넷 파워 블로그들이다. 일하다가 틈이 나면 요리 전문가의 블로그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어떤 요리를 해주면 좋을까' 구상하는 것이 이제 생활습관이 됐을 정도다. 

양태준씨는 "요리는 아이들의 미각, 후각, 촉각, 시각, 청각 등 오감을 자극하는 훌륭한 교육 매개체"라며 "다른 아빠들도 아이들과 함께 정서적인 친밀감도 높이고 맛있는 요리도 해 먹을 수 있는 '아빠표 요리'에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은지, 은수 아빠가 추천하는 아빠가 만들어주면 좋은 요리 BEST 5 


컵케이크 

재료 
중력분(혹은 박력분) 200g, 설탕(혹은 슈거파우더) 100g, 달걀 1개, 우유 140ml, 포도씨유 80ml,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바닐라파우더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 

만들기 
1 밀가루는 다른 가루 재료들과 함께 체에서 고루 섞는다. 2 달걀과 포도씨유, 우유도 잘 섞어둔다. 3 ①과 ②를 함께 넣고 날밀가루가 안 보일 만큼 섞은 뒤 머핀 틀에 70% 정도 붓는다. 4 ③을 200℃로 예열한 오븐에 25분간 굽는다. 

Tip 만들면서 아이들과 함께 밀가루 반죽 놀이도 하고, 머핀 틀에 담을 때 아이들이 직접 붓도록 해주면 무척 좋아한다. 

소시지 롤캐비지 

재료 
비엔나소시지 12개, 양배추 잎 8장, 토마토케첩 3큰술, 우스터소스(혹은 돈가스소스) 1큰술, 치킨스톡 1/2개, 물 1과 1/2컵, 파슬리가루·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양배추는 약한 소금물에 삶거나 전자레인지에 30초간 돌린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2 양배추 줄기는 썰어버린 뒤 비엔나소시지를 양배추 잎으로 돌돌 만다. 3 양배추로 말아놓은 소시지를 냄비에 넣고 치킨스톡을 부셔서 넣고, 토마토케첩, 우스터소스를 섞어 냄비에 넣는다. 4 ③을 센 불에 끓이다가 양배추가 완전히 익으면 중간 불로 줄여서 조린다. 5 국물이 거의 졸아들면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Tip 아이들이 평소에 잘 먹지 않는 양배추는 영양가가 높은 채소예요. 이런 방법으로 요리를 해주면 맛이 새콤달콤해서 잘 먹는다. 

소불고기 주먹밥 

재료 
먹다 남은 소불고기, 냉장고에 있는 각종 채소, 밥 

만들기 
1 먹다 남은 소불고기를 잘게 다진다. 2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각종 채소(애호박, 당근, 감자 등)를 꺼내어 잘게 썬다. 3 채소는 소금 간을 살짝 해 볶다가 소불고기를 넣어 같이 볶는다. 4 그릇에 밥과 소불고기, 채소 볶은 것을 넣고 고루 섞는다. 5 ④를 적당한 크기로 둥글게 뭉친다. 

Tip 주말 아침 늦잠 자고 일어나 냉장고 있는 재료로 후다닥 만들 수 있는 간편식이다. 아이들과 함께 밥을 뭉치며 놀이처럼 주먹밥을 만드는 것도 좋고, 만들어놓은 주먹밥을 세어보며 숫자 놀이도 할 수 있다. 간단한 음식이지만 맛이나 영양 면에서 아주 좋다. 

치즈케이크 

재료 
다이제스티브 비스킷 1개(135g), 버터 120g, 크림치즈 250g, 사워크림 200g, 설탕 80g, 녹말 24g, 레몬즙 1스푼, 달걀노른자 5개 분량, 생크림 90g 

만들기 
1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은 곱게 빻아 버터 80g을 넣어 반죽한 뒤 일회용 알루미늄 도시락 바닥에 꾹꾹 눌러 깔아준다. 2 큰 그릇에 크림치즈를 넣고 거품기로 저어 부드럽게 만든 뒤 버터 40g과 사워크림을 넣어 계속 저어준다. 이때 버터는 미리 상온에서 녹여 부드럽게 만들어놓는 것이 좋다. 3 ②에 설탕과 녹말을 넣고 저은 뒤 레몬즙과 달걀노른자를 넣어 충분히 섞은 다음 생크림을 넣는다. 4 만들어둔 도시락 틀 혹은 케이크 틀에 ③을 붓고 170℃로 예열한 오븐에 50분간 굽는다. 굽는 중간중간 온도를 낮춰주어 마지막에는 150℃로 굽는다. 

Tip 케이크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고 즐기는 간식이기 때문에 한 번 만들어주면 아빠에 대한 애정이 꽤 오래간다. 

궁중떡볶이 

재료 
떡복이 떡, 각종 채소(당근, 양파, 새송이버섯, 표고버섯, 애호박, 쪽파 등), 양념장(간장 2큰술, 굴소스 1큰술, 설탕 1큰술, 맛술 반큰술, 참기름 반큰술, 미림 1큰술, 물엿 반큰술, 다진 마늘 반큰술),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단단한 채소(당근)를 볶다가 나머지 채소를 모두 넣어 볶는다. 2 채소들의 숨이 살짝 죽으면 떡을 넣어 볶다가 분량의 양념장을 넣는다. 3 양념이 배어들었다 싶으면 불을 끈다. 

※ 떡 먼저 먹고 남은 채소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어도 맛있다. 

Tip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메뉴다. 평소 아이들이 먹기를 꺼리는 채소와 떡을 함께 넣어 요리하면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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