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톡의 비상일기

이종수씨(46)는 한길(14), 한울(9) 두 아이의 아빠다. 그는 199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장닭 공화국'이 당선돼 문단에 등단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자녀들의 교육을 전담하며 아이의 창의력을 높이는 길은 '독서'라고 믿는 독서 예찬론자다. 아예 집 안에 '참도깨비 어린이 도서관'이란 공간을 만들어놓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독서를 권장한다. 

책은 아이에게 길을 만들어준다 

이종수씨의 육아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아이와 가급적 많은 시간 동안 놀아줄 것, 둘째 항상 책 읽어주는 아빠가 될 것.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최고로 뛰어난 과거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라고 했다.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도록 하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고 마음을 나누는 법을 가르친다는 뜻이다. 

"책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 상자이자 함께 길을 만들고 걸어가게 하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책 한 권은 세상 어디든 넘나들 수 있는 화폐이자 어른과 아이의 구별이 없는 꿈의 숲이지요." 

이종수씨의 집은 하나의 도서관이 됐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책만큼은 원 없이 읽어주자는 생각에 책을 들여놓다 보니 집 안 전체가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일하는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아이에게 그림책 한 권씩을 읽어줬죠. 그런데 아이가 세상에 나와 전에 읽었던 책에 반갑게 반응하는 걸 느꼈어요. 어찌나 고맙고 기쁘던지요. 책을 읽어주는 것은 무릎 위에 하나의 학교를 펼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내는 대학교 행정 일을 하고 있는 워킹맘이다. 덕분에 전업 작가인 이종수씨가 집 안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도맡아 한다. 그는 첫째 아이를 키우며 전쟁 같았던 육아 현장을 생생히 기록한 책 「요놈이 커서 무엇이 될꼬」를 펴내기도 했다. 그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역할은 아빠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엄마는 아낌없이 젖을 주고 끝없이 보살피지만 아빠는 세상과 아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빠의 목소리는 아이에게 신선한 창밖의 바람처럼 세상을 이야기해주기 때문이죠." 

그는 아빠들에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아빠가 액션을 취해가며 재밌고 적극적으로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금세 책과 친구가 된다. 아이에게 비싼 사교육을 시키려 하지 말고 집에서 아이의 기본기를 잘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아들을 키우면서 얻은 교훈이다. 

"아이와 대화를 하듯 책을 읽어주세요. 아빠들이 먼저 새로운 길을 가며 꽃을 만지고 나무를 쓰다듬듯이 이야기에 푹 빠져야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때로는 높낮이와 속도를 조절하며, 아이에게 무한하게 읽어줄 수 있다는 확신이 가도록 성심을 다해 읽어주어야 합니다." 

책 읽어주는 아빠의 기쁨 

만약 책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아빠의 무릎 위에 앉혀놓고 책을 읽어주는 방법을 권한다. 함께 감동하고 이야기 나눌 마음만 있으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책부터 풍부하게 읽어주면서 아빠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겁니다. 그리고 책에서 봤던 감동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상기시키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한 이종수씨의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기로 유명하다. 늘 질문이 많다. 

"아이의 감성이 무엇보다 섬세해지고 남들에게도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정규 교육에서 획일적으로 강요하는 것에 얽매이지 않아요. 특히 수리나 언어 능력에서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앞선 편이죠." 

그가 집 안에 도서관을 꾸민 이유는 작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도 책 읽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의 집은 현재 동네 어린이들의 좋은 공부방이나 놀이터 역할을 한다. 

"책 자체가 커다란 도서관이라고 했듯이 도서관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도서관만큼이나 넓은 마음을 가지고 즐길 줄 안다는 것을 느꼈어요. 엄마 손 잡고 찾아와서 가장 편한 자세로 책을 읽고 빌려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고 할까요." 

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교육은 아이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이건 이렇게 그려야지" 하고 말하는 것은 아이가 가진 상상력의 싹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것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독서지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엿볼 때마다 항상 감탄해요. 어른들은 성장이 멈췄지만 아이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니까요." 

이종수씨는 조금씩 자라나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더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다른 아버지들도 그런 행복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길, 한율 아빠가 추천하는 아빠와 함께 읽으면 좋은 책 BEST 10 


(1) 「노란 우산」(류재수 그림책) 
비 오는 날 학교 가는 길. 우산 아래 도란도란 울려오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들리는 듯 따뜻하게 사로잡는 그림과 피아노곡이 조화를 이룬다. 우리 아이가 이 책에 빠져 날마다 "노란 노래 틀어!" 하고 보챘던 기억이 난다. 
 
(2)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나카가와 리에코 글·야마와키 유리코 그림) 
아이들에게 모두 모여 빵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함께하는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또 즐거운 소꿉놀이를 연상시켜 먹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3) 「천둥케이크」(패트리샤 폴라코 그림책) 
앞서 소개한 그림책과 견줄 만한 또 하나의 먹음직스러운 책이다. 천둥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건 오로지 아빠뿐이다! 

(4) 「비 오는 날의 소풍」(가브리엘 뱅상 그림책) 
비가 와도 안 오는 셈치고 소풍을 갈 줄 아는 여유에서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아이들의 감성을 살려줄 수 있을 것이다. 

(5) 「새끼개」(박기점 동화) 
조금 슬픈 내용이지만 눈물로 씻어주는 따뜻한 여운이 남는 책이다. 아이들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6) 「별이 되고 싶어」(이민희 그림책) 
자기가 죽으면 가족을 살필 수 있도록 전등이 되겠다는 아이의 이야기.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본 뒤로는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아이에게 독립심을 키워주리라 생각한다. 

(7) 「사자왕 형제의 모험」(아스트리드 린드그렘 동화) 
「말괄량이 삐삐」의 작가가 쓴 어린이들을 위한 모험 이야기다. 사자왕 형제인 요나탄과 카알이 낭기열라와 낭길미라를 넘나들며 형제애를 발휘하는 내용으로, 우리 집과 같이 두 아들을 둔 가정이라면 사이좋게 지내는 데 좋은 역할을 해주는 책. 

(8) 「수일이와 수일이」(김우경 동화) 
하루 종일 학원만 다니는 수일이에게 남은 방학 동안 학원을 다닐 또 다른 수일이가 생겼다. 어린이다운 엉뚱한 상상으로 펼쳐가는 장편동화다. 가짜도 애써 찾은 자리를 떠나지 않으려는데 진정한 자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해주는 수작이다! 

(9)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미하엘 엔데 글·프리드리히 헤헬만 그림) 
죽음의 그림자마저 내치지 않고 껴안는 그림자 인생 오필리아 할머니. 역시 저버리지 않고 거두어주는 하늘나라의 빛 극장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작품이다. 

(10) 「감자꽃」(권태응 동요동시집) 
요즘 동시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빛나는 동시는 모든 문학 혼을 아이 마음속으로 들어가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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