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명 교수 “아버지가 교육을 알아야 아이가 성공한다”

Thinking

2011.03.18 15:35

단국대 교육학과 이해명(67) 교수는 수년 전부터 아버지 교육에 주목했던 국내 '아버지 교육'의 선구자다. 성공적인 자녀 교육을 위해 아버지의 역할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해왔다. 이는 이 교수가 직접 실천한 자녀 교육의 생생한 체험에서 비롯된 이론이라 절실히 와 닿는다. 그가 자녀 교육에 아버지가 나서야 하는 진짜 이유를 말한다. 

이해명 교수가 아빠의 역할에 주목한 이유 

이해명 교수는 1994년부터 3년간 우리나라 과외 문제에 대한 논문을 썼다. 학생 3천5백여 명의 자료를 수집해 '과외는 학업 성적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사회적 반향은 컸다. 강의도 많이 했고 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쇄도했다. 이 교수는 '과외의 실효성'에 대한 이야기 도중 자신이 아이를 키운 경험을 덧붙여 이야기했는데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더욱 주목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그는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자녀 교육'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아버지가 나서야 한다」, 「자녀 성공의 Key는 아버지가 쥐고 있다」 등의 책을 썼다. 이해명 교수의 아버지 교육, 어떤 점이 사람들을 주목하게 했을까? 

아버지들이여, 부모의 기쁨을 누려라 

이해명 교수의 아들은 대원외고를 거쳐 예일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수재다. 외국 대학에 가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빠와 어린 시절부터 해오던 독서 토론의 힘이었다. 

"미국의 영재 학교 커리큘럼은 간단해요. 책을 주고 주어진 시간에 읽도록 과제를 내주는 겁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토론하고 정리해 리포트를 제출하는 것. 이게 메인 커리큘럼이에요. 어린 시절부터 범주(아들)는 서점에 다니며 책을 골랐어요. 주말에는 밥상머리에서 발표를 시키고 토론을 했죠. 영재 학교 커리큘럼과 비슷하게 교육했더니 예일대에서 교수들이 '너 같은 아이를 기다렸다'고 하더래요." 

이해명 교수는 아이와 되도록 많은 대화를 나누려 노력했다. 책을 사오는 길에 요즘 학교생활부터 사회 문제까지 다양한 화제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교육이 된다. 

"아이의 지능은 초등학교 때 93%가 결정됩니다. 고등학교 때 바짝 과외를 시키면 공부를 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게다가 요즘 수학능력시험은 기본적인 지적 능력을 테스트하기 때문에 더 어렵죠." 

아이들은 한글을 깨우친 대여섯 살부터 책읽기에 흥미를 갖는다고 한다.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과학에 관심이 가장 많아요. 중학교 때는 역사 쪽으로 기운다고 하더군요.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때 물리학자가 되겠다며 과학책을 많이 읽더니 고등학교 때까지 물리와 화학을 잘하더군요." 

이해명 교수는 무엇보다 자녀의 교육을 의무보다는 즐기면서 하라고 충고한다. 자녀의 생각이 점점 자라는 것을 보는 경험은 어디서도 누릴 수 없는 행복이라고 말한다. 절대 이런 행복을 놓치지 말라고 세상의 아버지들에게 당부한다. 

성공한 인물들 뒤에는 아버지가 있다 

일본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 노요리 료지 박사는 아버지가 자신을 화학자로 키웠다고 술회했다. 화학 공장을 운영하시던 그의 아버지는 무척 바빴지만 평생 아침 밥상은 늘 함께였다고 한다. 아침 시간에 아버지와 모든 대화를 나눴다는 것. 한국계 예일대 법대 대학원장 고흥주 교수 역시 어린 시절 바쁜 아버지와 아침밥을 먹기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났다고 한다. 그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 부지런함이 몸이 뱄다. 케네디가의 자녀들도 식사 시간에 늘 사회 문제로 논쟁을 벌였다. 이런 토론이 미국 대통령을 탄생시킨 밑거름이 된 것이다. 보통의 아버지들은 좋은 교육을 시켜주고 잘 먹이면 아버지의 역할은 다한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최고의 아버지는 자녀가 현재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깊이 알고 있는 아버지다. 

왜 아버지여야만 하는가 

이해명 교수는 자녀 교육에 여성과 남성이 갖는 장점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어머니는 아이가 태어나 세 살 때까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시기의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은 아이가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과 여유가 형성되는 시기다.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는 공부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다. 그리고 아버지는 자녀에게 나침반이 돼주어야 한다. 자녀가 앞으로 거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알아야 할 실질적인 사회적 스킬을 가르쳐준다. 이 부분에는 지적 능력과 학력도 포함된다. 어머니의 교육은 잔소리가 되기 십상이다. 특히 엄마의 치맛바람은 아이의 의존증을 키우기 쉽다. 아버지 특유의 권위로 아이들을 통제하고 독립심을 키워줘야 한다. 


자녀의 학습 지도 어떻게 시작할까? 

이 교수는 학습 지도의 시작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자녀들과 관계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손을 잡고 공원에 가서 놀아주거나, 운동을 함께 하거나, 장난감 프라모델 도면을 보며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충분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역시 독서가 중요하다. 책을 읽고 아버지와 대화하면 나이보다 2년 이상의 지적 능력으로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교수는 자녀에게 학원이나 과외는 필요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자녀 교육에 성공하는 아버지가 되기 위한 10계명 

(1) 하루에 30분만 자녀에게 투자하라 
자녀를 단지 마음속으로만 사랑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에 30분만은 자녀를 위한 시간으로 비워두라. 

(2) 가족을 우선으로 생각하라 
가족을 먼저 생각한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가정과 사회, 두 곳에서 모두 성공한 사람들도 많다. 

(3)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라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간절히 원한다. 부모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바쁜 아버지일수록 더욱 '사랑한다'고 표현해야 한다. 직접 말할 자신이 없다면 편지를 써보자. 

(4) 집에 와서 TV부터 켜지 마라 
TV를 끄면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관계가 돈독해진다. 자녀와 함께 운동하고 독서할 시간도 생긴다. 

(5) 독서 습관만큼은 아버지가 잡아주자 
인성이 훌륭하고 똑똑한 아이로 기르고 싶다면 반드시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줘라. 아버지가 직접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독서 일기장, 독서 기록장을 쓰도록 유도하자. 우리 집에서 했던 방법처럼 주말마다 가족끼리 차를 마시며 독서 토론을 하는 건 어떨까. 

(6) 아침 식사는 반드시 가족과 함께하자 
바쁜 아버지일수록 아침 식사만큼은 자녀들과 함께해야 한다. 그 시간 동안 자녀와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아버지의 존재를 느끼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7) 자녀와 자주 여행하며 세상을 가르쳐라 
여행을 통해 자녀에게 세상을 가르쳐라. 교과서와 책만으로는 부족한 것들이 많다. 생생한 체험은 평생 동안 기억에 남는 지식이 될 것이다. 또 자녀와 여행을 하면 정도 깊어진다. 

(8) 자녀의 인성 교육은 아버지가 맡아라 
아이가 예절 바르고 인성적으로도 훌륭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노력이 필수다. 어머니 혼자 자녀 교육을 전담하게 해서는 안 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예절과 인성 교육만큼은 아버지가 책임지자. 

(9) 자녀의 진로 지도, 아버지가 잘할 수 있다 
자녀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회 경험이 풍부한 아버지는 자녀의 진로 지도를 해주기에 적격이다. 자신의 일에 대해 감추려고만 하지 말고 직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자녀에게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은 간접경험이 된다. 

(10)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홀로 서게 하라 
자녀들은 어느 정도 자라면 자신의 세계를 갖게 되고 독립하고 싶어 한다. 이는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이다. 부모가 자녀를 홀로 서게 해야만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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