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노동환경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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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3 16:50

‘한국은 가진 자원이 사람뿐이다.’ 어떤 사람은 이 말을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러니까 '노동력이라도 쥐어짜야 한국이 그나마 살 수 있다'는 말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 말에서 우리는 ‘사람이 자원’이라는 말을 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지하자원과 석유가 아무리 많아도 국민들이 굶주리는 나라가 있고 그런 거 없이도 풍족하게 사는 나라가 있다. 선진국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아니라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다. 그렇다면 가진 자원이 노동력인 한국이 선진국이 될려면 노동력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가능하단 얘기가 된다. 그러나 야근 이슈를 통해서 본 한국은 노동력이라는 자원을 마구 함부로 쓰고 낭비하는 후진국이다. 
 
앞서 IT맨님은 인터뷰에서 본인도 갈 수 있다면 해외로 나가고 싶다 했다. 그리고 댓글에서 많은 개발자들도 해외취업을 고려하고 있고 이미 나가있다고 했다. 이렇게 우수한 인력들은 한국의 노동자원에 대한 학대에 진저리를 치고 떠나가고 있다.
 
인재를 키워야 한다며 나라가 교육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그렇게 공을 들여 키운 노동자원들이 관리가 되지 않아 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 말 그대로 '넘 좋은 일 시키고 자빠진' 것이다. 노동자원을 키우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은 노동자원을 관리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노동자원 이런 식으로 관리해선 절대 선진국 못된다.
 
세계의 노동환경 이번엔 미국에서 일하시는 20대 중반의 여성 교포 'busy bee'님을 인터뷰했다.
 
 
미국 어디십니까? 언제 미국에 가셨죠. 
캘리포니아입니다. 고등학교 때 이민을 왔습니다. 당연히 여기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마쳤죠. 아직 이민 온지 10년이 안 넘었습니다.

 

다니시는 회사는 어떤 회사입니까?
'Lab Corp of America'라는 회사의 자회사에 다닙니다. 'North Carolina' 주에 본사가 위치하고 직원은 26,000명 되는 중간 크기의 회사입니다. 제가 다니는 자회사는 대략 200명 정도 되고, 전 그 중에 15명 정도가 일하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전공이 생물학 쪽이어서 회사도 그런 쪽인데, 주로 하는 일은 'clinical testing'입니다. 혈액에서 적혈구를 빼면 남는 혈액(serum/plsma)들의 protocol에 따라 바이러스 감염여부, 감염 개수를 검사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biotech 회사들이 상업화해 제약업계나 의료업계에 하청을 받는 업무입니다.

 

취업한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 면접을 보신 기억이 아직 생생하실텐데, 미국회사의 면접 방식에 대해 얘기해십시오. 또 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직원을 선발하고 구직자들은 어떤 식으로 준비하나요.
2004년 6월에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을 시작했어요. 제가 LA에 사는데, LA Times의  career website에 이력서를 올렸지요. 대부분 monster.com같은 구직 웹사이트에서 구직을 시작하고, 끝내는 분위기입니다. 제 이력서에는 학위 말곤 전공에 관련한 '경력'은 당연히 전무합니다. 주로 대학 때 짬짬이 했던 클럽 활동이나 인턴쉽(고등학교 학생들을 선생님을 도와 가르치는, 예비 교생 실습 비슷함), 그리고 잠시 customer service로 일했던 사무직 근무 경력 정도가 이력서에 썼던 대부분이었어요.
 
저처럼 무경력으로 무장(?)한 졸업생들은 아무래도 구직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2, 3주 동안 열군데 정도 지원을 했는데, 나중에 연락 온 곳은 세 군데였어요. 먼저 전화인터뷰를 했는데, 처음 두 군데는 그 때 물먹었습니다. '다 좋은데, 경력이... 우리는 1년 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고 있어요'가 이유였습니다. 마지막에 연락이 온 회사가 지금까지 일하는 회사인데, 전화인터뷰로 전공, 리서치 경험, 랩경험, 다른 직업 경험 등등을 물어서 이력서에 썼던 것보다 좀 더 자세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전화 끝에 대면인터뷰를 하자고 하더군요. 20분 정도 직접 인터뷰 했는데, 인터뷰하는 사람이 제 이력서를 꼼꼼하게 훑으면서, '공부했던 전공과목이 뭐냐, 뭐가 제일 자신있는 lab assay/technique이냐' 등등을 물었습니다.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인터뷰였던 걸로 기억됩니다. 시험도 봤습니다. 꼭 무슨 적성 검사나 IQ검사처럼 그냥 쉬워 보이는 문제들 위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시간을 좀 빠듯하게 주더군요. 얼마나 많이 빨리 정확하게 잘 하는지 척도를 재는 것 같았어요. 30분정도 되는 짧은 테스트였고, 그 테스트 끝나니까 나중에 결과를 알려주겠다 했었구요, 이틀 뒤에 “콩그래츄레이숀~” 하고 전화가 집으로 왔어요. 다음주에 나와서 약물검사랑 background check를 하고 합격 판정을 받으면 일하게 된다구요.
 
 

 
 실험실 튜브들
  
초봉은 얼마였습니까. 미국대졸자의 초봉수준은 어떤지요.
초봉은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지요. 전공따라 회사따라 경력따라 마구 마구 틀려집니다. 제 경우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그냥 에버리지 수준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35,521.20 요게 제 첫 연봉이었어요.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공대친구들은 심하게 우대받으면서 $50,000 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봤는데, 그 때 전공 선택을 매우 매우 후회하기도 했죠(^^) 반면에 경제학 전공한 친구들 중에는 은행이나 일반 회계업무로 일을 시작하면서 $28,000 정도밖에 못 받는 경우도 봤어요. 물론 다들 처음 입사했을 때 경험부족으로 더 나은 직장을 구하지 못한 케이스들이구요. 하지만 미국대졸자의 초봉은 $30,000 - $40,000 안팎이라고 보면 대충 맞지 않을까 싶네요.

 

신입사원들은 어떤 식으로 업무를 배워갑니까. 따로 교육이나 적응기간을 배려하는가요.
미국 FDA에서 라이센스를 가지고 'lab testing'을 하는 회사라서 training 과정도 아주 짜임새 있고, 길어요. 잘못하면 과감하게 자르기도 하고 그래요. 우선 면접을 통해 일단 회사에 들어가면 한 이틀 정도는 이것저것 잡다한 것들을 많이 읽히고, 읽은 다음엔 꼭 다 읽었다고 사인을 하게하고, 본격적으로 랩에 들어가서 '관찰'을 하기 전에는 안전수칙에 대한 강의도 받고 그런 의례적인 것들을 해요. 뭐든지 강의를 하면 항상 그 끝에 꼭 시험을 봅니다. 100% 나올 때까지 세 번의 기회를 줘요. 세 번 안에 백점 못 받으면 카운슬링 당합니다. 하지만 그 시험들 백점 못 받아서 잘렸다는 사람 얘기는 아직 들은 적이 없어요. 집중하면 다 맞출 수 있거든요. 한번 입사할 때 보통 네다섯 명이 한꺼번에 뽑혀 들어오는데, 그 때마다 전담 교육요원이 붙어서 매우매우 친절하게 '자, 오늘은~ '하고 그날 training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시험도 주관하고, 회사 tour도 시켜주고, CEO 밑에 밑에 사람한테 소개도 시켜주고 그럽니다.
 
그리고 한달 째까지는 거의 하는 일이라고는 training뿐이죠. training form이 있어서 어떤 task가 있으면 그걸 senior들이 하는 걸 두 번 정도 관찰하고, 그 뒤엔 사인을 받고 제가 직접 수행 하는데 senior들이 세 번에서 다섯 번 정도까지 제가 하는 걸 관찰하고 평가해요. 잘하는지 못하는지 trainer한테 얘기도 해주고. 모든 task는 마지막에 공개 performance를 거쳐 trainer나 그 부서의 manager한테 ok 사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할 업무의 training이 모두 승인되기까지는 빠르면 두 달, 길면 4-5개월도 걸립니다. 그 부서가 바쁘면 training이 좀 더뎌질 수도 있습니다.
 
입사한지 한 달째에 다시 이론 시험을 또 봅니다. 시험 룰은 늘 같습니다. 세번 안에 100% 받기. 30문제 객관식이었어요. 매일 하는 task의 이론을 묻는 거니까 조금만 공부하면 어렵지 않아요. 세 달째와 6개월째에도 또 이론 시험이 있고, 1년째 마지막 이론 시험이 있습니다. 세 달쯤, 실무 training이 끝날 쯤에는 실기시험도 봐요. lab assay를 처음 부터 끝까지 저 혼자 해내는 겁니다. 이것 또한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렇게 해서 시험으로 얼룩진 첫 몇달이 지나고 나면 우리 회사 assay 눈 감고도 달달달 요렇게 되지요. 실기시험은 lab technologist의 경우에 매년 쇄신과정이 있습니다. certification을 매년 다시 하거든요. 처음엔 trainee로 시작해서 연수가 차고 (senior) 뭐 특별히 말썽 안 피우면 부서별 certified trainer가 되어 새로 들어온 신입들을 또 가르치게 된답니다. 입사할 때는 몰랐는데, 우리 회사의 이런 트레이닝프로그램은 미국에서도  최고수준에 속한다 하네요. 결국 다 FDA가 까다로워서 그런거겠지만서도.

 

근로조건에 대해 얘기해주시죠. 근무시간이나 휴가 등.
 저희 회사도 지난번 기사에서 인터뷰하신 한국의 미국계 회사에 다니시는 탈출맨님이 말씀하신 것과 매우 흡사한 근무조건과 근무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휴일을 제외한 휴가가 처음 시작하는 신입일 경우 일년에 18일 정도이고요. 휴가시간은 PLB (personal leave bank)라는 시스템에 입력이 되고 은행에 저금하듯 원하는 때마다 빼서 쓸 수 있습니다. 몰아서 쓰던 하루에 30분씩 짬짬이 쓰던 사전에 이야기만 하면 아무도 태클 걸지 않습니다. 오버타임 계산은 소수점 두 자리예요. 예를 들어 제가 지난 2주 동안 일한 시간은 79.85시간이구요, 오버타임은 2.37시간이에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이 3주 좀 넘게 유럽으로 여행을 가서 오버타임을 하는 바람에 돈 좀 벌었습니다.
 
생산성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라서 오버타임은 사실상 거의 없어요. 각자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능력 발휘를 하라 이거죠. 8시간동안 내가 한 일들은 포인트화 되어서 매니저의 ‘직원생산성파일’에 기록돼요. 그걸 모아서 세 달에 한번씩 매니저랑 '상담'도 하지요. 수행평가라는 것인데, 4분기마다 성과 분석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게 모아진 데이타가 1년에 한번 '1년수행평가' 때 연봉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버타임이 거의 없다고 했는데 그럼 대부분의 오버타임이 동료의 휴가나 불가피한 작업량의 폭주 때문입니까. 혹시 수당 때문에 오버타임을 바라는 미국인도 있던가요.
그런 셈이죠. 오버타임은 매니저 가 미리 승인을 할 경우에 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누군가 휴가를 가거나, 집안일 혹은 아파서 못 나왔을 때 당연히 일이 좀 많아지겠죠? 일은 기간 내에 끝내야 하고, 그럴 경우 오버타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매니저한테 'I'd like to help out!' 하고 얘기하기도 하고요, 매니저가 그냥 아예 '우리 지금 매우매우 바쁘니까 오버타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해주면 매우 고맙겠어요'하고 회의 때 얘기하기도 하고요. 어차피 강제성이 없는 자발적인 오버타임이기 때문에 오버타임으로 인한 불협화음은 거의 없어요. 다들 랄랄라~ 하고 일하죠. extra로 번 용돈이잖아요. 하하. 아, 전에 있었던 일인데, 제 동료 중 한 사람이 오버타임 수당이 필요한 경우가 있었는데, 매니저한테 얘기해서 하루에 두 시간씩 다른 부서에 가서 돕는 식으로 오버타임을 해도 좋다고 해서 그 사람은 그렇게 했고, 결국 PSP를 사고 말았죠. 오버타임 안 한다고 눈치 주는 일은 없어요. 오버타임 너무 많다고 잔소리 할 때는 있어도.
 
 

busy bee님 직장 

 

업무가 포인트화 되어서 매니저의 ‘직원생산성파일’에 기록된다고 하셨는데, 어떤 식으로 포인트화 됩니까.
training에 대한 설명에서 아실 수 있겠지만 모든 task가 세분화 되어 있고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task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려야 완수가 되는 것인지도 쉽게 수치화할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제가 보통 일을 시작할 때 우선 그날 어떤 일들이 있는지 파악하고 계획을 세우고 우리가 받은 다양한 샘플들을 바이러스 별, 테스트 별로 구분해 그날의 prep file을 만들고 그러거든요. 근데, 만약 prep할 샘플들이 많으면 이 과정이 오래 걸릴 것이고, 적으면 금방 끝낼 수 있지 않겠어요? 일의 양은 늘 시간과 정비례하니까 그걸 이용해 시간을 점수화 하는 것이지요. sample 40개를 set up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5분이라고 치면 전 sample 40개를 set up할때마다 0.25점을 받는 거에요. 40개를 15분 안에 끝내면 전 그 다음 일로 옮겨가서 또 다른 일을 끝내고 점수를 받을 수 있으니까 저의 시간당 점수가 올라가겠죠. 시간당 작업량, 말 그대로 productivity를 재는 거죠. 살살 놀면서 하면 15분 안에 못 끝낼 수도 있지만 특별히 teamwork에 지장 안 주면 별 태클은 없어요.  단지 연봉 인상을 바라면 안 된다는 것 외에. 이런 시간을 %로 따졌을 때 하루 여덟 시간을 전부 일에 투자한 사람은 당연히 productivity가 100%겠죠.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생산성을 강요도 권장도 안합니다. 대략 85% 정도의 productivity의 레벨을 기대하고. 그 정도면 우수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단순히 양만 따지는 게 아니라 퀄리티도 많이 따져요. 테스트 결과가 예상과 틀리게 나오거나 누군가의 실수로 중간에 뭔가가 잘못되거나 하면 바로 팀별 회의 들어갑니다. 만약 누군가가 지나치게 멍청한 실수를 한 것이면 모든 실수는 문서로 보고됩니다. 반성문은 아니더라도 업무가 왜 그 모양으로 결과가 나와버린건지 이유를 설명해야하는 귀찮은 일이 생기죠. 그리고 이 리포트 많이 쓰면 당연히 바보취급 받죠. 모든 것이 다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인사이동 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하여튼 이런 포인트 관리는 매니저랑 어시스턴트 매니저가 해요. 3개월마다 분기별 수행평가가 있고 1년째 되는 날 지난 한해를 쭉 돌아보며 월급이 몇% 인상되는지 통보도 받습니다. 물론 매니저 급에서 이 모든 게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구요. 매니저는 제 업무처리능력과 그 간의 실적을 보고 수행평가편지를 상급자한테 보내죠. 'busy bee의 눈부신 활약으로 부서의 취약점들이 개선되어 busy bee‘에게 100% 임금 인상 해주자'라는 식으로 편지가 올라가면 상급자가 승인 내지는 하향조정해서 월급이 올라가는 바로 그런 원리에요.
 

연봉이 깍이는 경우도 있는가요. 주변에 깍인 사람을 본적 있습니까
감봉은 본 적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감봉은 말이 안 되죠, 자본주의 국가에서. 만약 회사가 긴축정책을 펴야 한다면 우선은 신입사원을 채용 안 하는 정책을 할테고, 그래도 재정상태가 나쁘다면 인사조정을 하겠죠. 연간 inflation을 3%로 잡았을 경우 월급 인상 퍼센티지가 3%가 안 되는 경우엔 깍이는 셈도 되겠네요. 감봉은 본 적 없습니다.

 
 
여성직원에 대해 월급이나 구인 등에 불평등은 없습니까.
저희 회사는 불평등 없습니다. 최소한 저는 못느꼈습니다. 남녀 비율은 부서 따라 틀리고, 어쩌다 그렇게 된거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원래 남자 7명에 여자 3명이었다가 몇 명 나가고, 옮기고, 다시 들어오고, 여자 7명에서 남자 3명으로 가기도 하고 대충 그래요. '여자'라는 이유로 구직의 어려움을 겪었던 친구는 한 명도 없었어요.

 

임신과 출산 육아로 직장에서 휴가, 월급 등의 편의를 제공합니까. 국가지원은 어떻습니까.
제가 미혼인 관계로 이 부분을 경험해보진 못했습니다. 회사 베네핏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정부에서 회사들한테 보장하라고 하는 임신/출산으로 인한 휴가는 12주네요. 우리 회사는 26주 미만의 'disabled leave'는 근속 기간에 따라 지급되는 월급이 틀려요. 2년 미만 근속자는 기본급의 50%, 2-5년은 60%, 5-10년은 75%, 10년 이상 근속자는 100%. 사실상 임신/출산으로 떠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7달이 좀 넘는 데, 대부분 3-4개월만에 돌아와요. 일이 그리웠다면서. 이 12주의 보장된 휴가는 단순히 임신/출산 휴가가 아니라 입양을 하는 부모한테도 해당이 된다는군요. 아파서 일하러 올 수 없거나 집안 식구가 아파서 간호를 해야만 하는 뭐 그런 대충 절박한 상황들에도 해당이 되고.


서양회사의 경우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상담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했는데, 미국직장인들은 법률, 가정 상담을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까.

자주는 아니겠지요.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직원들이 아무 문제없는 환경에서 일을 해야 높은 능률을 보일 수 있으니까 그런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겠지요. 전 아직까지 이용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필요가 없었다고 해야 하는 게 더 옳겠군요. 참, 얼마 전에 제 동료 한 사람이 매니저한테 '부모님과의 사이가 안 좋아서 괴롭다. 우울하다'고 했었는데, 다음날로 'HR'에서 그 동료에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회사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할테니 정신과 의사를 만나 상담을 하라고. 상담 때문에 회사에 나올 필요가 없는 것은 당연하고요, 물론 유급입니다. 다들 그 동료 부러워했죠. 그 사람 외에도 비슷한 경우 더 있었습니다. 뭐, 아이들이 몸이 아프면 학교에서 조퇴시키는 것처럼 생각하면 될 것도 같네요. 마음의 병도 병은 병이잖아요.

 

회사가 비용을 대는 회식은 일년에 몇 차례 정도됩니까.
큰 파티는 일년에 두 번정도 있습니다. 장소 섭외만 $20,000 - $30,000 정도 인데, 클럽을 통째로 다 빌리려면 그 정도 돈이 든다고 합니다. 6월에 경마장 VIP Banquet room에서, 12월엔 클럽에서 해요. 회사 CEO가 굉장히 열린 사람이라 이 외에도 회사 내 농구리그전이나 야구, 축구 등의 시합이 있으면 경기장 빌리는 비용부터 음료수와 식사까지 모두 다 후원하고, 3-4개월에 한번꼴로 카지노나이트라는 행사도 합니다. 'Poker tournament'인데 참가에 많은 의미를 두는 관계로 무제한 피자와 맥주를 제공합니다. 4월은 또 과학의 달이라고 해서 또 재밌는 이벤트가  많습니다. 4월중 National Lab Week에는 일주일 내내 '직원들 먹이는 행사'가 계속됩니다. 하루는 브라질바베큐, 다음날은 chinese fiid catering, 다음날은 'ice cream vendor', 다음날은 뭐 이런 식으로 합니다. 한국처럼 직원들 모두가 밥집에 가서 회식하는 거랑은 분위기가 많이 틀리겠죠. 일년에 두어번  CEO가 개인 주머니를 털어서 모든 부서에 pie를 사서 돌리기도 하고요. 하여튼 일년에 몇차례가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달이 없다라고 보시면 맞지 않을까 싶네요.

 

맺음말
'busy bee'님의 얘기 중 업무포인트 부분에서 가장 큰 한숨이 쉬어졌다. 직원들의 업무를 포인트까지 꼼꼼히 체크해서 일을 기획하고 평가하는 한국의 간부들이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미국같은 직장시스템이 정착하려면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자원은 노동력이다. 그렇다면 노동력 분석은 기업으로서 기본 중에 기본이다. 그 분석도 없이 시장에 나가겠다는 것은 흔한 말로 총 놔두고 전쟁터 나가는 군인과 같은 것이다. 이러니 우리는 아직도 세계시장에서 노동력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 얼마전 발표된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장시간 노동강도는 왠만한 개도국보다 훨씬 높고 1위 페루와 거의 차이 없는 49.5%의 2위였다.
 
한국의 간부들이 업무량 분석을 하지 못하니 기획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성과를 위해서 직원을 닥달하거나 야근말곤 시킬 수가 없다. 그래서 직원들 잘 구슬리고 술 잘받아주는 간부가 그래도 능력있다라는 황당한 이야기가 한국에선 통한다. 업무로 직원들과 갈등을 일으킬 필요도 없고 그 갈등에 대한 마취제로 술 사줄 필요도 없다. 정확하고 공정한 업무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직원들이 스스로 업무에 대해 이해를 하고 책임감을 가지게 하면 된다. 그 이상의 업무 자극은 없다. 한국의 기업들이여 제발 기본부터 해놓고 기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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